내가 좋아하는 것은 향기다
집 근처에서 커피콩을 볶을 때면
나는 창문을 열어
그 향기를 모두 받아들인다
_장 자크 루소
#1 소외 당하는 커피 열매
인간이 소비하는 많은 과일들은 대부분 열매를 먹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특이하게도 열매가 아닌 씨앗을 활용하지요. 우선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하고 남은 원두를 말립니다. 그렇게 잘 마른 원두를 로스팅이라고 하는 볶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후에 그라인딩 한 원두에 물을 투과시켜 커피를 만들어 먹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 속에 일반적인 커피 소비자들은 커피 열매를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커피 원두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놀라운 사실은 원두 450g을 얻기 위해서 커피 열매를 최소한 3kg 이상을 따야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남겨진 열매는 가치가 없어 소외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꽤 오래 전 부터 커피 열매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요.
#2 커피 열매는 왜?
커피 열매는 보통 커피 체리라고 부릅니다. 크기와 색깔이 체리와 비슷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하지요. 커피 체리의 외피와 씨 사이에는 실버스킨, 파치먼트, 점액질, 과육 등의 4개 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층을 중과피라고 부르지요. 대부분의 열매들은 이 중과피를 먹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커피 체리의 중과피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과 마찬가지로 커피의 중과피, 즉 열매는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대로 우리는 커피 열매를 제대로 본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커피 열매가 무척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살짝 쓰고 떫어 설익은 바나나 맛이 난다고 합니다. 게다가 체리처럼도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드럽지 않아서 상당히 오래 씹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기가 없고, 인기가 없기에 시장성이 떨어져 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이지요.
#3 커피 열매 활용법
그동안 커피 열매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는 수없이 많았습니다. 커피 열매로 와인을 만들기도 하고 맥주나 파이를 만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맛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는 대안을 연구하기도 했는데 이것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오랜 시간 활용되는 방법은 차로 마시는 것입니다. 일찍이 커피라는 것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에 사람들은 커피 콩이 아닌 열매를 먹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커피 열매를 먹고 날뛰었던 염소들을 보고 따라 먹기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후에 커피 열매보다 커피 콩에 더 많은 카페인과 맛과 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겠지요. 어쨌든 커피 열매를 우려서 차로 마시는 방법은 어쩌면 처음 생겨난 커피를 즐기는 방법일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미국에서는 카스카라 라는 이름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데 커피 열매를 말려서 우린 것으로 부드러운 맛의 음료라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활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4 앞으로의 전망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활용법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은 커피는 식품이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기에 커피 열매 역시 오로지 식품으로만 소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에 맛이 없는 커피 열매는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커피 열매를 가지고 화장품을 만들거나 약품을 만드는 등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크림이 개발 되기도 했지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피 열매가 활용 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450g을 얻기 위해 버려지는 2.5kg의 열매들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커피나무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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