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서 모험은 좋은 것이다.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것은 훨씬 좋은 것이다.
_유스티나 첸
#1 원두
커피콩, 즉 원두는 커피의 맛 그 자체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어떤 콩을 사용하느냐가 어떤 맛의 커피를 만들 것이냐를 정해주거든요. 그래서 원두를 선택하는 것부터 커피가 시작 된다고 봐야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두의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 커피를 취미로 입문하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지요. 나라이름이 나오고 품종이 나오고 로스팅 강도가 나오고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원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고 봐야합니다. 반대로 그렇기에 커피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지요. 커피는 정말 끝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 원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코페아(coffea)속에 속하는 124개 품종 중에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품종입니다. 그래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커피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 입니다.
#2 아라비카
아라비카는 코페아 아라비카라는 커피나무 품종을 가리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재배 되는 커피나무 품종이지요. 그리고 맛이 제일 좋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로부스타 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낸다는 것에 이견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페셜티 커피들이 100% 아라비카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스턴트 커피임에도 아라비카를 사용했다고 홍보하는 제품도 있지요. 그만큼 다른 커피 보다 풍미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아라비카가 더 비싸지요. 그럼에도 아라비카는 다른 커피들 보다 훨씬 인기가 있습니다.
#3 로부스타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라비카가 더 맛있고 더 잘 팔린다면 왜 굳이 로부스타를 재배할까 하는 질문입니다. 간략하게 대답을 해보자면 두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먼저 로부스타를 재배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점입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에 비해서 병충해에 강합니다. 그래서 환경이 바뀌어도 별 문제 없이 잘 자라지요. 애시당초 로부스타 라는 이름 자체가 튼튼하다라는 뜻의 영어 로부스트에서 왔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스페셜티의 맛이 필요 없을 때나 여러가지 재료가 함께 섞여 커피 본연의 맛을 알아차리기 힘들 때에는 굳이 아라비카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요. 또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야 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럴 때 선택하는 것이 로부스타입니다. 그래서 많은 믹스 커피나 캔커피들이 로부스타를 선택합니다. 아라비카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만 여러 이유로 매력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지요.
# 4 하지만 앞으로는
아라비카는 고급, 로부스타는 저급 이라는 이미지는 이미 강하게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스페셜티 로스터들은 고급스러운 로부스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는 병충해에 강하고 저렴하면서도 맛도 뛰어난 스페셜티 로부스타가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전히 로부스타를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렇게 뛰어난 로부스타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요. 지금 당장은 아라비카를 넘어서기는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요. 인생사 새옹지마 아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