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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1호점 영업종료

by 생각나무 정원사 2022. 2. 6.

#1 영업종료

 

요즘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요. 그래서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는 것은 마음이 아픕니다. 결국 장사는 이익을 남겨야 이어갈 수 있지요. 자선사업이 아니니 말입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동네도 마찬가지입니다. 야채가게도 문을 닫고 분식집도 제대로 된 것도 없습니다. 가장 많이 사라진 것은 커피숍이구요. 영업종료는 사람으로 따지면 죽음을 맞이한 것이지요. 그러니 기분이 유쾌 할 리가 없습니다. 안그래도 우울한 요즘 영업종료 되는 가게들을 보면 더 암울해집니다.

 

#2 KFC

그러던 중에 KFC 종로점이 영업을 종료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무언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파파이스는 한국 시장을 철수 했고 KFC도 매장수가 줄어드는 추세지요. 그런데 종로점이 문을 닫는게 대수인가 라고 느낄 수도 있으시겠지요. 하지만 종로점은 조금 특별합니다. 종로점은 84년에 우리나라에 처음 생긴 KFC 매장이거든요. 80년대에는 정말 간식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냥 학교 앞에서 파는 불량식품이 전부였지요. 사실 그것도 없어서 못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친구들과 KFC를 처음 갔습니다. 그리고 그 때 먹었던 치킨의 맛은 환상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음식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치킨이라고 하면 어디서 통으로 튀긴 걸 가지고 소금 찍어 먹었던 때니까요. 그렇게 KFC 는 저에게 이상향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맛은 보았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KFC 앓이는 더 심해졌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도 참 무심하셨습니다. 그거 하나를 안 사주셨으니 말입니다. 이제 다 큰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속 치킨 1위는 KFC입니다.

 

 

 

 

#3 추억의 소멸

 

그런 추억이 있는 1호점이 문을 닫는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누구나 슬프겠지요. 사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남아 있는 장소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은 특성상 빠르게 성장하고 그에 맞춰 변화하지요. 그러니 지난 흔적들은 거의 새로운 건물로 덮어졌습니다. 뛰어 놀았던 골목은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맛있게 먹었던 분식집은 빌딩이 세워졌구요. 서울이 다 그렇겠지만 정말 남아 있는게 없습니다. 학교를 가도 이름은 동일하지만 그 때 그 학교가 아닙니다. 언제나 꿈꾸던 로망이 있었습니다. 자식이 태어나면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설명해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과연 몇 개나 남아 있을까 싶습니다.

 

 

#4 노포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노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있지요. 하지만 주로 수도권 외곽 또는 지방에 나가야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는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 중에는 자신들이 어릴 때부터 먹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젊을 때는 사람이 먹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어릴 때부터 먹을까 싶었습니다. 그 때는 그 요리가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나이를 좀 먹고 보니 그 분들의 말이 더욱 이해가 됩니다. 그분들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슬슬 추억을 곱씹을 때가 되어 뒤를 돌아보니 씹을 거리가 없습니다. 그것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새해가 시작되자 마자 제 추억 하나가 사라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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