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
턱관절 장애라는 질병이 있다는 사실은 자신이 턱관절 장애가 발병하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저작근 및 턱관절과 관련된 여러가지 질환을 포함하는 용어입니다. 정의 부터 두루뭉술한 것이 뭔가 명확해 보이지 않는 턱관절 장애는 정말 어려운 질병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턱관절에서 파생되는 연관통이 너무 많고 그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턱관절 장애!
재작년 10월 경에 윗쪽 어금니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욱씬거리기에 치아에 문제가 있는가 보다 하는 생각에 서울대학병원에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10월 30일 아침에 일어나는데 너무 어지럽고 구토감이 심하고 안면이 저리면서 마비되는 감각과 함께 살짝 쓰러졌습니다. 그렇게 구급차를 타고 분당 차병원에 갔는데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검사를 했는데 크게 이상이 없다는 말과 함께 귀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두통, 구토감, 안면, 치아, 목근육 통증, 어깨 및 날개죽지 통증이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이제는 얼굴 전체가 욱씬거려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통증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도대체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차병원을 찾아서 신경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의 여러 과를 돌아다녔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에 어금니에서 부터 통증이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치과를 방문했고 치과에서 턱관절 장애라고 진통제와 몇가지 약물을 주었습니다. 이것을 먹고도 계속 아프면 다시 찾아오라고 하더군요. 드디어 이유를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픈 것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발병이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해 이를 악무는 습관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턱에 충격을 가하거나 선천적으로 턱이 불균형하거나, 저작 활동을 한쪽으로만 하거나, 평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 것도 턱관절 장애가 생길 수 있는 요소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일이 별로 없었기에 턱관절 장애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병원에서 치아의 뿌리가 툭툭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보니 수면 중에 치아를 엄청 강하게 물고 있고, 이빨도 엄청 가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정말 억울했던 것은 자는 동안에 벌어지는 나쁜 습관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라는 점입니다. 그래도 나름 납득할 만한 설명이었기에 스스로의 발병이유가 그것인가보다 하는 선에서 진단을 마쳤습니다.
힘들었던 점
턱관절 장애를 겪으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에 이런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치과에 가서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막막했다는 사실입니다. 차병원에 몇 달 정도 갔었는데 개인적인 소감은 큰 병원이라서 그런 것인지 친절하거나 내 통증에 대해 전혀 관심있어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달 후에 다른 병원을 찾아봤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작은 병원으로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관악서울대 치과 병원에 가서 한 번 점검을 받을 계획을 가지고는 있습니다만 차병원에서 겉핡기 식으로 매번 타이레놀을 타오던 것에 비하면 작은 병원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죽을 만큼 아프고 이것 때문에 생을 포기하니 마니 하며 살고 있는데 별거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하는 모습이 저를 더 힘들게 하더군요.
치료과정
치료는 단순했습니다.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처방해주면 먹고, 집에서 턱찜질하고, 스플린트를 제작해서 끼는 것이 전부 입니다.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시간 그리고 의지와의 싸움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 발병하고 나서 일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턱관절이 욱씬거리고 목 근육이 뭉치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그 사이에 치료했던 아래 어금니는 씹을 때 통증이 생겨서 어쩔 때는 치아를 다 뽑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긴 투병의 시간이 의지를 꺾지 못하도록 마음을 다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제 삶에 생겼던 병들은 짧게는 하루 길어봤자 한두달 아프면 완치가 되는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길게 한가지 질병 때문에 복잡한 통증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 사실이 너무 좌절 되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이렇게 아픈 것도 자신이라는 생각과 함께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주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효과적인 조언들
저는 턱관절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에게 제일 먼저 해주고 싶은 조언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사실입니다. 우선은 식사를 제대로 못하기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평소에 너무 당연하게 하던 식사라는 행위가 턱이 심하게 아프면서 부터는 넘기 어려운 허들처럼 느껴지거든요. 게다가 턱이 아프니 식사 자체가 불쾌한 작업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우울한 기분이 자주 듭니다. 또한 저같은 경우는 턱관절 연관통이 심한 경우여서 어지러움이 너무 심해 한 두달은 그냥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 때 스스로가 쓸모 없는 존재처럼 느껴져서 심할 때는 비참한 기분까지 들더군요. 하지만 옆에서 아내가 희망을 북돋아 주었기에 그 시기를 별 탈 없이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그 당시에는 여차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의지만으로는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잠깐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금새 날아가버리고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차게 되지요. 그럴 때 많은 효과를 본 것이 소소한 운동들이었습니다. 특히 아주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서 마음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북유럽에서는 초기 우울증 환자들에게 달리기를 처방한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달리기는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것 뿐 아니라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턱관절 장애는 시간이 오래걸릴지 모르지만 분명히 치료가 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워낙 치료 기간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저 같은 경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분명히 완치 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걸 믿어야 합니다. 실제로 의사 선생님 중에 한 분은 감기같은 것이라고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 있다고 말하시기도 했습니다. 턱관절은 반드시 낫는다. 이 사실을 확신해야지 마음이 약해지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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